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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학

2025년 장마와 제1호 태풍 '위딥'의 위험한 만남?

by 그루님 2025.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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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 장마예보는 왜 더 이상 발표되지 않는가

 기상청이 장마예보를 멈춘 이유

예년 같으면 이맘때쯤, 기상청은 공식적으로 장마 시작 시점과 종료 시기를 발표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 관행은 조용히 사라졌다.
2024년부터 기상청은 더 이상 '장마 시작일'을 예보하지 않는다.
대신 과거 통계치를 기반으로 “6월 하순경부터 7월 하순까지 평균 장마가 지속되었다”는 자료만을 제공할 뿐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정책 조정이 아니다.
그 배경엔 기후변화로 인한 예측 불확실성의 확대라는 과학적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의 장마는 일정한 패턴을 보였지만, 최근의 장마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정체 전선의 비정형적 움직임을 보인다.


 장마전선이 아닌 ‘기후 이상 신호’로 변한 여름

한반도 여름철 강수는 이제 ‘장마’라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기상학적으로 장마란, 북태평양고기압과 오호츠크해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정체전선(장마전선)**이
한반도 상공에 머무르며 지속적으로 비를 뿌리는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의 여름은 어떤가?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태풍이 올라오고,
장마철이 끝나도 후속 태풍이나 국지성 폭우가 몰려온다.
한마디로 장마전선은 과거처럼 고정된 흐름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기후의 덫’처럼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2025년, 장마와 제1호 태풍 '위딥'의 겹침 우려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기후 예보의 불확실성이 크다.
**제1호 태풍 '위딥(Wutip)'**은 이미 6월 중 태평양 남서쪽 해상에서 발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장마전선과의 충돌 가능성 또한 기상학자들 사이에서 우려되고 있다.

장마전선이 한반도 남부에 형성된 상태에서
태풍이 북상할 경우, 정체전선에 열대 수증기가 대량으로 공급되며 '폭우의 도화선'이 된다.
이는 단순한 비가 아니라, 시간당 50mm 이상의 국지성 호우,
또는 산사태·침수·하천 범람을 야기할 수 있는 재난 급수의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장마를 ‘예보’할 수 없는 진짜 이유

기상청이 장마 예보를 포기한 것은 무책임해서가 아니다.
예보의 정확성이 국민 신뢰를 해칠 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후위기 이후, 정체전선은 남북으로 1~2일 만에 수백 km를 이동하거나,
폭우와 가뭄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이중 얼굴’**을 보인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기상청이 발표한 장마 시작일은
실제 강수 시점과 오차가 3~5일 이상 벌어지는 사례가 반복되었다.
예보가 틀렸다는 비판은 곧 국가 기상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기상청은 장마를 '고정된 시즌'으로 정의하지 않고,
변화하는 기후의 흐름 속 하나의 강수 패턴으로만 통계적으로 접근
하게 된 것이다.


 통계로 본 최근 장마의 변화

연도장마 시작일 (중부 기준)장마 종료일총 장마일수특징
2020 6월 24일 8월 16일 54일 기록적 장마
2021 7월 3일 7월 24일 21일 짧고 집중적
2022 6월 23일 7월 20일 27일 국지성 호우 증가
2023 6월 25일 7월 26일 31일 비 예측 어려움
2024 예보 없음 (통계 제공) 통계 기준만 제공 약 25~30일 장마 예보 중단
 

 결론 — ‘장마’가 아니라 ‘기후재난’의 시대

2025년, 우리는 더 이상 **"장마가 언제 시작되느냐"**를 묻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한 기후 재난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물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장마와 태풍이 동시에 존재하고,
한쪽에선 폭우가, 다른 한쪽에선 가뭄이 발생할 수 있는 시대.
이제 필요한 것은 예보 중심의 대응에서 예측 리스크를 감안한 시스템적 기후 대응 전략이다.

기상은 더 이상 단순한 날씨 정보가 아니다.
그것은 생존과 경제, 정책과 개인 삶의 리듬을 바꾸는 **21세기형 ‘리스크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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