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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학

“기후변화로 서울은 20년 뒤 어떤 기후대에 속할까?”

by 그루님 2025.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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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20년 뒤 서울의 기후대는 어떻게 바뀔까?

미래 서울, 열대성 도시로의 이행 신호인가

한때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여겨졌던 서울의 기후가
이제는 여름과 겨울, 두 계절만 남은 듯한 모습이다.
늦봄부터 시작되는 한여름 더위, 가을 없이 찾아오는 겨울,
그리고 유난히 잦은 열대야와 기습성 집중호우—
이 모두가 단지 체감일까, 아니면 과학적으로 입증된 변화일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단정에 머무르지 않는다.
“서울은 앞으로 어떤 기후대에 속하게 될 것인가?”
라는 정량적이고 구조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현재 서울의 기후대: 온대 몬순 기후 (Cwa)

기후분류학의 대표 격인 쾨펜(Köppen) 기후 구분에 따르면,
서울은 현재 ‘온대 몬순 기후대’에 속한다.
이는 여름은 덥고 습하며, 겨울은 춥고 비교적 건조한 기후로,
연평균 기온은 약 13°C, 연강수량은 1,300mm 내외다.

하지만 이 구조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연평균 기온은
1970년대 대비 이미 1.8도 이상 상승했으며,
21세기 중반에는 2.5~3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RCP vs SSP

기후과학자들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사용한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다음 두 가지다:

  • RCP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 온실가스 농도 기반 시나리오 (예: RCP 4.5, RCP 8.5)
  • SSP (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 인구, 기술, 에너지 소비 등 사회 구조 반영 (예: SSP2-4.5)

만약 현재 수준의 탄소 배출이 지속된다면,
서울은 2040~2045년 사이에 중위도 온대 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대
실질적인 기후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

 

 

 미래 서울은 어떤 모습인가?

  1. 아열대 기후로의 전환
    •    여름철 평균기온 30도 이상 지속
    •    열대야 연일수 50일 이상
    •    월동 가능한 아열대 식물 급증 (예: 동백나무, 귤나무 등)
  2. 강수 패턴의 열대화
    •    장마는 짧고 폭우는 강해짐
    •    소나기형 집중강우 증가
    •    도시 침수 위험 확대
  3. 겨울의 약화
    •    0도 이하 한파 일수 급감
    •    눈 대신 겨울비가 주를 이룸
    •    제설 대비보다는 배수 설계 중요
  4. 질병, 생태계 변화
    •    열대성 모기·해충 북상
    •    열 스트레스로 인한 심혈관질환 증가
    •    미세먼지 체류시간 연장 → 대기정체 악화

 서울은 ‘하노이’가 될까?

해외 연구기관이 제시한 흥미로운 분석도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Future Cities Climate Analog” 프로젝트에 따르면,
2045년의 서울은 현재의 베트남 하노이중국 난징
기후 패턴에서 유사한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됐다.

이 말은 곧, 서울이 ‘위도만 북쪽인 아열대 도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응은 가능한가?

기후대 변화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그 속도와 영향력을 조절할 수 있다.

  • 도시 열섬 완화 계획: 녹지 확충, 반사 지붕 도입
  • 건축 기준 강화: 폭염 대비 차양 설계, 환기 성능 기준
  • 스마트 도시 인프라: 기상정보 기반 대응 체계 구축
  • 시민 참여형 데이터 수집: 기후 관측 및 실시간 대응 모델링

이제 도시계획은 ‘과거의 기후’를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
미래 서울은 과거 서울과 같지 않다.

 

 맺음말

서울은 더 이상 ‘중위도 온대 도시’가 아니다.
기후는 이미 이동하고 있고,
도시는 그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20년 뒤의 서울은 기후적으로 지금의 동남아시아와 유사할 수 있으며,
우리가 지금 어떤 정책적·사회적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 ‘더위’의 질과 강도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기후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 기후에 살아갈 우리의 방식은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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