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망원경의 눈: 외계 행성 대기 분석으로 생명체의 증거를 찾는 방법
우리는 태양계를 넘어, 먼 외계행성의 대기를 가로질러 ‘생명체의 숨결’을 탐색한다. 그 여정의 중심에는 제임스 웹 망원경이 있다.

1. 제임스 웹 망원경(JWST)의 기술력과 외계행성 대기 관측
제임스 웹 망원경(JWST)은 적외선 영역에서 탁월한 감도를 가진 망원경으로, 외계 행성의 대기 성분을 **전이 분광법(transmission spectroscopy)**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즉, 외계 행성이 항성 앞을 지날 때 대기를 통과한 빛의 스펙트럼을 측정해 그 안에 포함된 분자들을 ‘흔적’처럼 읽어내는 방식입니다.
이 기술 덕분에 지구 밖 행성의 대기에 산소(O₂), 메탄(CH₄),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생명 활동과 연관된 분자**가 포함될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JWST는 지구에서 약 124광년 떨어진 K2‑18 b의 대기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검출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2. 생명체의 서명, 바이오시그니처를 찾는 원리
외계생명 탐사의 핵심은 **바이오시그니처(biosignature)**입니다. 이는 단순히 산소나 메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 과정으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화학적 불균형**이나 반복적 패턴을 만나는 것이지요. 예컨대, 지구의 해양 미생물이 방출하는 디메틸황화물(DMS)이나 디메틸디설파이드(DMDS)가 그 예입니다.
JWST 연구진은 K2-18 b의 대기 스펙트럼에서 DMS/DMDS와 메탄·이산화탄소의 조합이 검출되었다는 가능성을 보고하면서,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외계 생명의 단서”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능성’이지 확증이 아닙니다**. 자연적 화학 반응으로 생성될 수도 있는 분자들이기에, 과학자들은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3. 외계행성 탐사의 지도: 관측 대상과 생존 가능성
외계 행성 대기 분석에서 중요한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구와 유사한 크기 또는 질량을 가진 **암석형 행성**
- 항성으로부터 적당한 거리의 **거주가능역(Habitable Zone)**에 존재
- 풍부한 대기층을 가졌으며, **전이 분광법이 가능한 트랜싯(transit) 형태**
JWST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행성을 선택해 수차례의 ‘통과(트랜싯)’를 관측함으로써 대기 스펙트럼을 축적해왔습니다. 특히 항성 주변을 도는 작고 얇은 대기일수록 빛의 변화가 미미하기 때문에 관측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

4. 현실적 한계와 미래의 관측 전략
JWST는 엄청난 도약이었지만, 여전히 여러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컨대 산소(O₂)나 오존(O₃)과 같은 **가장 강력한 생명체 서명**을 직접 검출하기에는 감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또한, 외계행성의 대기에는 구름이나 먼지, 항성 활동 등 **잡음(noise) 요소**가 많아 분자 신호가 희미하거나 혼재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다중 파장 관측과 더 많은 트랜싯 반복을 통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JWST 이후 세대 망원경, 예컨대 차세대 지상 망원경 **“극초대형망원경(ELT)”**이나 NASA의 **“생명거주천체관측소(Habitable Worlds Observatory)”** 등이 더욱 정밀한 성분 분석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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